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 — 이랑이 쓴 사랑과 소진의 기록
서론: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 ㅣ 이랑 ㅣ 이야기장수 ㅣ 260312 ㅣ 한국에세이
우리는 저마다 말하지 못한 역사를 품고 산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삼켜야 했던 눈물, 웃음으로 포장해야 했던 고통, 그리고 끝내 꺼내지 못한 채 곪아버린 상처들. 아티스트 이랑의 신작 에세이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는 바로 그 침묵을 깨는 책이다.
2021년 12월, 이랑의 언니 이슬이 세상을 떠났다. 그것은 단순한 죽음이 아니었다.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다 기력이 다한, 이랑의 표현대로라면 '소진사(消盡死)'였다. 그 죽음 앞에서 이랑은 4년에 걸쳐 한 글자 한 글자를 써내려갔다. 처음에는 세상에 내놓을 생각조차 없었던 글이었다. 일본과 대만에서 먼저 출간되어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나서야 비로소 한국 독자들에게 닿게 된 책이다.
이 글에서는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가 어떤 책인지,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그리고 왜 지금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를 차근차근 살펴보고자 한다.

본론
1. 책 소개
① 제목: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
② 저자: 이랑
③ 출판사: 이야기장수
④ 출간일: 2026년 3월 12일
⑤ 장르: 에세이 / 한국에세이
⑥ 페이지수: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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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줄거리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는 아티스트 이랑이 자신의 삶, 가족, 그리고 언니의 죽음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써내려간 에세이다. 책은 단순한 개인 회고록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사회 구조 안에서 여성으로 태어나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뼛속까지 파고드는 기록이다.
이랑은 책의 첫머리에서 자신의 몸이 기억하는 장면들을 꺼내 놓는다. 어린 시절부터 몸이 감지해온 공포와 긴장감, 정확히 어떤 감정인지 이름도 몰랐던 수많은 내면의 신호들. 오줌이 마려운 듯한 불안감, 정신이 붕붕 떠오르는 해리감, 너무 쫀쫀한 목폴라를 입은 것 같은 질식감, 땅이 울렁거리는 기분. 이랑은 이 감각들에 스스로 이름을 붙이는 것에서 자신의 생존을 시작했다.
이랑이 자란 가정은 폭력이 일상화된 공간이었다. 가부장제와 남아선호사상이 뿌리 깊이 박힌 대가족 안에서 엄마 김경형은 '미친년'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 놓여 있었다. 전쟁의 상흔, 장손을 둘러싼 집안의 갈등, 차별과 억압이 겹겹이 쌓인 그 환경 속에서 엄마는 딸들에게 자신의 상처를 고스란히 흘려보냈다. 이랑은 그 역사를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왜 그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기 위해 직시한다. 그리고 그 역사가 자신의 안에서 여전히 흐르고 있음을 마주한다.
이랑의 언니 이슬은 책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다. 언니는 항상 이랑보다 먼저였다. 눈썹을 정리해주고, 귀를 뚫어주고, 좋아하는 음악과 책을 건네준 사람. 이랑이 18세에 집을 떠나 고시원에 들어갔을 때 찾아온 유일한 가족도 언니였다. 그러나 언니는 그 가족을 끝내 놓지 못했다. 엄마, 아빠, 할머니, 동생을 돌보느라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소진했다. 이랑이 수차례 "그만두라"고 말할 때마다 언니는 울며 "나는 가족이 필요하다"고 했다. 언니가 원했던 가족은 건강한 가족이었지만, 그들이 가진 가족은 너무 허약하고 결핍투성이였다.
2021년 12월 10일, 크리스마스 댄스 공연을 앞둔 날, 언니 이슬이 세상을 떠났다. 이랑은 그 죽음을 '자살'이라고 부르기를 거부한다. 자기 자신보다 타인을 더 사랑하며 힘을 다 내어주다가 기력이 소진된 죽음. 이랑은 이것을 '소진사(消盡死)'라고 이름 붙인다.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은 언니의 자리를 비워두고 춤을 췄다. 이랑은 장난감 보석 왕관을 쓰고 상주를 맡았다. 언니의 스타일처럼, '시끄러운 공주 스타일'로.
언니의 죽음 이후 이랑은 세 가지 죽음을 동시에 곱씹는다. 35세에 세상을 떠난 M, 34세의 D, 그리고 38세의 언니. 그들의 마지막 말은 모두 '사랑'이었다. 이랑은 언니와 같은 나이인 서른여덟이 다가옴을, 그 이후엔 언니보다 나이를 더 먹게 됨을 써 내려가며, 살아남은 자의 무게를 짊어진다.
책의 후반부에는 20년간 함께 살다 세상을 떠난 고양이 준이치가 등장한다. 이랑이 준이치에게 쓰는 편지, 그리고 준이치가 이랑에게 보내는 편지. "밥을 잘 먹으면 힘이 생길 거야. 밥을 잘 먹어야 해." 죽음과 상실로 점철된 이 책에서, 준이치의 목소리는 가장 작고도 가장 크게 울린다. 잘 먹고, 잘 살자고. 살아내자고.
이랑은 쓴다. 혼잣말이 기도가 되었고, 기도가 노래가 되었고, 노래가 글이 되었다. 그 모든 것의 중심에는 단 하나의 진심이 있다. 사랑해, 이게 내 진심. 이 책은 슬픔과 광기와 죽음의 역사이지만, 동시에 그 모든 것을 건너게 해준 사랑의 역사이기도 하다.
3. 장점
① 날것의 언어로 쓴 진짜 감정의 기록 — 이랑은 아름답게 포장하거나 독자를 배려해 순화하지 않는다. 고통은 고통으로, 분노는 분노로, 사랑은 사랑으로 그대로 적는다. 그 직접성이 오히려 깊은 공명을 만들어낸다.
② 개인사를 사회적 맥락으로 확장하는 시선 — 가족의 문제를 단순한 개인의 불행으로 보지 않고, 가부장제·남아선호사상·전쟁의 상흔 등 구조적 맥락 속에서 이해하려는 시도가 책 전체를 관통한다.
③ 죽음을 새로운 언어로 재정의하는 용기 — '소진사(消盡死)'라는 개념은 이 책이 만들어낸 가장 강렬한 언어적 성취다. 남을 위해 살다 기력이 다한 죽음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 자체가, 침묵 속에 사라진 수많은 삶에 대한 애도다.
④ 고통 속에서 사랑을 잃지 않는 문장들 — 책의 어디를 펼쳐도 절망만 있지 않다. 가장 어두운 문장 옆에 가장 따뜻한 문장이 놓인다. 이것이 이 책을 단순한 슬픔의 기록이 아닌 사랑의 역사로 만드는 힘이다.
⑤ 준이치의 목소리가 주는 치유의 언어 — 고양이 준이치를 통해 전달되는 "밥을 잘 먹어야 해"라는 메시지는 죽음과 상실을 이야기하는 이 책에서 가장 생생하게 살아 있는 목소리다.
4. 감상평
① 이 책을 읽는 것은 고통스럽다. 이랑이 예고한 대로, "죽기 살기로 읽어야 한다"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첫 장부터 알게 된다. 편집자들조차 교정을 보다 펜을 던지고 울었다는 에피소드가 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이 책의 밀도는 단단하고 무겁다.
② 그러나 다 읽고 나면 이상하게도 마음속에 사랑이 남는다. 언니의 죽음도, 고양이의 죽음도, 어린 날의 상처도 결국 사랑 없이는 불가능했던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 안의 닫혀 있던 감정을 조용히 건드린다.
③ 특히 '소진사'라는 개념은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평생 남을 위해 살다 떠나간 사람들의 얼굴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개인의 애도를 넘어, 우리 모두가 치러야 했던 어떤 애도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④ 이랑이 감정에 직접 이름을 붙이는 방식 — 오줌이 마려운 기분, 목폴라가 너무 쫀쫀한 기분 — 은 독자에게도 자신의 이름 없는 감정을 발굴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자기 자신의 내면을 처음으로 제대로 들여다보게 되는 경험을 하는 독자가 분명 있을 것이다.
5. 추천 독자
① 가족 관계에서 상처를 받았지만 그것을 말로 꺼내지 못한 분
② 소중한 사람을 잃고 슬픔을 혼자 삭이고 있는 분
③ 이랑의 음악을 좋아하거나, 이랑이라는 아티스트의 내면이 궁금한 분
④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보고 싶은 분
⑤ 고통 속에서도 사랑을 찾아내는 글쓰기에 감동받는 독자
⑥ 에세이를 통해 타인의 삶에 공감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분
6. 작가 정보
이랑은 가수이자 작가, 영화감독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다. 가난, 죽음, 슬픔, 불안과 고통을 기꺼이 직시하며 말과 노래의 쓰임을 고민해온 그는 정규 앨범 〈욘욘슨〉, 〈신의 놀이〉, 〈늑대가 나타났다〉를 발표했다. 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노래상, 제19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음반상 및 올해의 음반상을 수상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한 뒤 뮤직비디오, 단편영화, 웹드라마 감독으로도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내가 30代가 됐다』, 『좋아서 하는 일에도 돈은 필요합니다』, 『기타를 작게 치면서』 등이 있다. '이랑'은 본명이다.
2021년 언니 이슬이, 2024년 20년간 함께 산 고양이 준이치가 세상을 떠났다. 이랑은 살아 있다.
7. 목차
추천의 글 — 김하나, 정서경, 정혜윤, 송혜진 작가의 말 — 이 글을 죽기 살기로 읽어주세요 몸이 기억하는 장면들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 책으로 맞으면서 자라, 책을 쓴다 언니를 찾아서 — 이슬(1983. 11. 3 ~ 2021. 12. 10) 세 가지 죽음과 세 가지 사랑 다이아몬드가 되어버린 언니 언니의 장녀병 랑이는 일찍 죽을 거야 나의 사랑과 죽음 일기 모든 삶이 드랙(DRAG) 언니 차예요 죽음을 사랑하기를 그만둘까 지금은 지금의 어리석음으로 너와 나의 하루 이 몸으로 살아 있는 것이 전부 뚜벅뚜벅, 1도 모르는 신기 속으로 이랑이 준이치에게 준이치가 이랑에게 확실하게 사랑해주어 고마워 연대기 — I Have Lived a Life
>>> 출처 교보문고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 | 이랑 - 교보문고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 | 2021년, 언니가 죽었다. 삶에 지친 언니는 모든 에너지를 쏟고 소진사消盡死하였다. 언니의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은 밤새 춤을 추었다. 나는 미친년이다, 그리고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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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는 읽기 쉬운 책이 아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읽혀야 하는 책이다. 이랑은 자신의 가장 어두운 역사를 꺼내 세상 앞에 놓으면서, 동시에 그 안에 담긴 사랑을 잃지 않는다. 침묵 속에 사라져간 수많은 여성들의 이야기에 이름을 붙이고, 소진된 삶에 애도를 바치며, 살아남은 자가 해야 할 일을 조용히 증명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누군가를 위해 밥 한 끼를 잘 챙겨 먹고 싶어진다. 아니면 오래 연락하지 못한 사람에게 메시지 하나를 보내고 싶어진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제 역할을 다한 것이다.
송혜진 작가의 말처럼 — "이 책은 사람을 살릴 거야."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이 책이 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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