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작 『눈과 돌멩이』- 상실과 애도, 그리고 삶의 매혹에 대하여
서론: 눈과 돌멩이 ㅣ 위수정, 김혜진, 성혜령, 이민진, 정이현, 함윤이 ㅣ 다산책방 ㅣ 260123 ㅣ 한국단편소설
2026년 1월, 한국 문학계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위수정 작가의 「눈과 돌멩이」가 선정된 것입니다. 1977년부터 시작되어 49년간 한국 현대문학사의 흐름을 대변해온 이상문학상은 매년 가장 빼어난 중·단편소설을 선정하여 시상하는 국내 대표 문학상입니다. 이번 수상작은 죽음과 삶, 이별과 애도라는 무거운 주제를 시리도록 아름다운 설경 속에 녹여낸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심사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선정된 이 작품은 "불안과 모호함을 견디는 힘"으로 쓰인 소설이자, "독자를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매혹적인 힘"을 지닌 작품입니다. 오늘은 이 특별한 작품집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본론
1. 책 소개
① 제목: 눈과 돌멩이(제49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2026년)
② 저자: 위수정, 김혜진, 성혜령, 이민진, 정이현, 함윤이
③ 출판사: 다산책방
④ 출간일: 2026년 01월 23일
⑤ 장르: 한국소설, 단편소설집
⑥ 페이지수: 372쪽
2. 줄거리
대상 수상작인 위수정의 「눈과 돌멩이」는 이십 년 가까이 느슨하면서도 각별한 우정을 나눈 세 친구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암 투병 중 스스로 생을 마감한 '수진'의 유골을 들고, 남겨진 두 친구 '유미'와 '재한'은 일본 나고야로 여행을 떠납니다. 이곳은 수진이 생전에 그들과 함께 가고 싶어 했던 여행지였습니다.
뼛가루처럼 새하얗게 눈이 쌓인 겨울을 기다린 그들은, 형체는 다르지만 존재는 분명한, 아직 떠나보내지 못한 수진과 어쩌면 진정으로 이별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 또는 불안을 품고 낯선 타지에 도착합니다. 수진을 보내기로 한 도가쿠시 삼나무 숲까지의 여정 동안, 유미와 재한은 정작 수진에 대해 모르는 것투성이인 자신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하염없이 내려앉는 눈송이 사이에 수진의 뼛가루를 뿌리며 그들이 느끼는 것은 낭만이 아닌 비참함입니다. "이 모든 게, 거짓말 같"다는 그들의 말은 지독한 농담 같은 현실을 대변합니다. 그림 같고 영화 같은 풍경 속에서 이해할 수 없는 친구의 요구를 수행하는 일은 하나도 낭만적이지 않으며, 차라리 공포에 가까운 경험입니다.
춥고 불편한 이별을 마친 후, 유미와 재한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고립이었습니다. 그것은 심정적이거나 문학적인 고립이 아닌, 말 그대로의 물리적 고립이었습니다. 갈 곳을 잃은 두 사람은 근처에 기거하는 한 일본인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놀랍게도 그는 하필이면 그날 낮 식당에서 보고 수군거렸던 '여장 남자'였습니다.
편견 어린 시선으로 친절을 오해하는 재한과 그런 재한을 한심해하는 유미의 모습은 멀리서 보면 코미디, 가까이서 보면 스릴러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어긋나는 대화 속에서도 공감이 가능했던 이유는, 일본인 '코요' 역시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뒤 그를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화장을 지우고 장신구를 뺀 코요의 다른 얼굴을 마주하듯, 유미와 재한은 코요를 통해 이별과 애도의 다른 모습을 마주합니다. 그리고 그제야 수진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무엇 하나 분명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유미와 재한은 저마다의 눈을 녹이고, 차갑지만 확실하게 만져지는 돌멩이 하나씩을 쥐고 돌아옵니다. 그것은 남겨진 자만이 할 수 있는 죽은 자를 위한 마음이며,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그리움의 다른 이름입니다.
우수상 수상작들도 주목할 만합니다. 김혜진의 「관종들」은 정치적 올바름과 사생활 침해 사이의 경계에서 우리를 돌아보게 만들며, '관종'이라는 단어가 품은 의미와 온도를 곱씹게 합니다. 성혜령의 「대부호」는 최근 정국을 대하는 두 세대 간의 갈등과 몰이해를 '대부호 게임'이라는 절묘한 장치로 매개하며, 힘없는 혁명과 강도 높은 좌절이 균형을 이루는 아이러니를 자아냅니다.
이민진의 「겨울의 윤리」는 아무도 살지 않는 영원한 겨울 속에 존재하지 않음으로써 존재하는 작은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무참히 아름다운 이 소설은 치유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여러 형태의 폭력성 아래에서 탈주의 꿈에서조차 쫓겨난 소녀의 숨죽인 울음소리를 들려줍니다. 정이현의 「실패담 크루」는 취향과 정동으로 은폐된 계급의 경계와 허위에 관해 다루며, 우리 사회 최상위 포식자들에게 실패담이란 성공하는 데 실패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패하는 데 성공한 이야기라는 불편한 진실을 꼬집습니다.
함윤이의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는 고립감과 고독을 탁월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신성과 일상으로 구획되는 두 경계의 거대한 파국과 파국이 다가올수록 커지는 구원에 대한 신념을 그립니다.
3. 장점
① 문학적 완성도와 깊이: 심사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선정된 만큼, 「눈과 돌멩이」는 뛰어난 문학적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김형중 평론가는 "결코 인물과 줄거리로 환원될 수 없는 훌륭한 단편"이라 평했으며, "설경 속 고도로 정교하게 감추어진 삶의 모호함"이 작품의 백미라고 설명했습니다.
② 상징적 이미지의 탁월한 활용: 눈과 돌멩이라는 상반된 이미지가 중첩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매혹적인 방식으로 말을 건넵니다. 신수정 평론가는 "늘 돌로 돌변할 수 있는 눈의 메타포"를 짚어내며, "그래서 사는 게 더 매혹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③ 숨겨진 서사의 풍부함: 최진영 소설가는 "곳곳에 숨겨둔 비밀이 많아서 읽을 때마다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상반되는 개념과 감정을 세련되게 뒤섞어 제시하는 감각"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④ 독자 참여를 유도하는 구조: 은희경 소설가는 "읽어가는 동안 계속해서 이야기의 방향이 옮겨가고 해석이 달라지는 듯한 낯선 흐름"을 매력으로 꼽으며, "진실의 겹 안에서 독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습니다.
⑤ 다양한 우수작의 향연: 대상작 외에도 5편의 우수상 수상작이 함께 수록되어, 한국 현대문학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4. 감상평
① 애도의 새로운 방식: 이 작품은 상실과 애도를 다루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합니다. 죽은 자가 산 자의 여행을 기획하고, 산 자가 죽은 자와의 약속을 기꺼이 수행하는 과정은 전통적인 애도 서사와는 다른 색깔을 띱니다.
② 불안을 견디는 힘: 김경욱 소설가의 표현처럼, 이 소설은 "불안 속에 불안을 견디는 힘을 품은 소설"입니다. 불확실성과 모호함 속에서도 삶을 지속하는 인간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③ 아름다움과 두려움의 공존: 시리도록 아름다운 설경 속에 감추어진 진실은 독자를 매혹시키면서 동시에 불안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양가적 감정은 작품의 깊이를 더합니다.
④ 작가의 진정성: 위수정 작가는 "독자들에게 이해받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써왔지만, 이 소설은 나의 필요에 의해서 썼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진솔함이 작품에 깊이 배어있습니다.
5. 추천독자
① 깊이 있는 문학 작품을 찾는 독자: 단순한 줄거리를 넘어 문학적 깊이를 추구하는 독자에게 적합합니다.
② 상실을 경험한 이들: 사랑하는 이를 잃은 경험이 있거나, 이별의 아픔을 겪고 있는 독자에게 위로와 공감을 선사할 것입니다.
③ 한국 현대문학의 흐름에 관심 있는 독자: 이상문학상 수상작집은 한국 현대소설의 지형과 경향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가늠자입니다.
④ 세련된 문장과 이미지를 선호하는 독자: 아름답고 감각적인 문장을 선호하는 독자라면 만족할 만한 작품입니다.
⑤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한 번에 만나고 싶은 독자: 6명의 작가가 참여한 작품집으로, 다채로운 문학 세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6. 작가정보
위수정 작가는 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무덤이 조금씩」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소설집 『은의 세계』를 통해 안온해 보이는 삶의 그늘을 들추는 용기를 보였고, 『우리에게 없는 밤』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고통의 감각을 담담하게 응시하는 세련됨을 드러냈습니다. 2022년 김유정작가상, 2024년 한국일보문학상에 이어 2026년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동시대 한국문학을 견인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 외 우수상 수상 작가들도 각자의 영역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입니다. 김혜진은 신동엽문학상과 대산문학상 수상 작가이며, 성혜령은 젊은작가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민진, 정이현, 함윤이 역시 각자의 독특한 문학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들입니다.
7. 목차
1부 대상
- 위수정 수상작 「눈과 돌멩이」
- 수상 소감 「어둠 안에서 내미는 손들」
- 문학적 자서전 「유예되는 절망」
- 자선 대표작 「오후만 있던 일요일」
- 대담 및 작품론
2부 우수상
- 김혜진 「관종들」
- 성혜령 「대부호」
- 이민진 「겨울의 윤리」
- 정이현 「실패담 크루」
- 함윤이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
- 각 작품별 작가 대담
3부 심사평
- 심사 경위
- 김경욱, 김형중, 신수정, 은희경, 최진영의 심사평
결론
제49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눈과 돌멩이』는 단순한 수상작 모음집을 넘어서는 의미를 지닙니다. 위수정 작가의 대상 수상작은 "손에 쥘 수 없는 것들을 쥐어보려는 시도로써의 글쓰기"라는 작가의 고백처럼, 삶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을 다룹니다. 죽음과 삶, 이별과 애도, 기억과 망각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시리도록 아름다운 설경 속에 녹여낸 이 작품은, 독자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해석에 참여하게 만드는 매혹적인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심사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선정된 만큼, 이 작품은 문학적 완성도와 깊이를 인정받았습니다. "불안과 모호함을 견디는 힘"으로 쓰인 이 소설은,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불안과 모호함 때문에 우리를 살게 만듭니다. 함께 수록된 다섯 편의 우수상 작품들 역시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질문들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어, 작품집 전체가 2025년 한국문학의 풍경을 보여주는 훌륭한 지도가 됩니다.
4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상문학상은 한국 현대문학사의 흐름과 궤를 같이해왔습니다. 이번 수상작 역시 그 전통을 이어가며 동시에 새로운 문학적 가능성을 열어 보입니다. 상실의 아픔을 겪은 이들에게는 위로를, 문학의 깊이를 추구하는 독자에게는 만족을, 한국 현대문학의 현주소를 확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명확한 답을 제시하는 이 작품집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위수정 작가가 말했듯, "마음도, 기억도, 시간도, 사람도, 하얀 눈도, 그 무엇도 손에 쥘 수 없다는 것"이 슬프지만, 바로 그 슬픔 속에서 우리는 삶의 진정한 매혹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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