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소설

저편에서 이리가 ㅣ 윤강은 ㅣ 민음사 ㅣ 251031 ㅣ 한국소설

경제 도아 2025. 11. 2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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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저편에서 이리가 ㅣ 윤강은 ㅣ 민음사 ㅣ 251031 ㅣ 한국소설

 

여러분은 혹시 종말 이후의 세계를 상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모든 문명이 무너지고, 기술이 사라지고, 인간이 다시 원시적인 방법으로 생존해야 하는 그런 세계 말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윤강은 작가의 『저편에서 이리가』는 바로 그런 세계를 배경으로 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단순한 디스토피아 소설이 아닙니다. 종말의 한가운데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진정한 연대와 생명의 의미를 묻는 작품입니다.

제48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자 윤강은 작가의 데뷔작인 이 소설은 330여 편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흡인력 있는 문장력과 탄탄한 서사, 그리고 무엇보다 한반도라는 공간을 새롭게 해석한 참신함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지금부터 이 특별한 소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저편에서 이리가 ㅣ 윤강은 ㅣ 민음사 ㅣ 251031 ㅣ 한국소설


본론

1. 책 소개

제목: 저편에서 이리가

저자: 윤강은

출판사: 민음사

출간일: 2025년 10월 31일

장르: 한국소설, 디스토피아, 판타지, 스릴러

페이지수: 1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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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줄거리

『저편에서 이리가』는 대멸종 시대, 모든 것이 얼어붙은 미래의 한반도를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한때 하나였던 거대한 국가는 이제 세 개의 작은 구역으로 쪼개져 있습니다. 기술은 도태되고 자원은 고갈되어, 사람들은 마치 먼 과거로 돌아간 듯한 삶을 살아갑니다. 정보와 물자는 개 썰매로 운송되고, 모든 것은 사람의 신체를 통한 노동으로만 얻을 수 있습니다.

 

한반도의 세 구역은 각각 다른 역할을 담당하며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남해안의 '온실 마을'은 곡식과 육류 등 식량을 비롯한 다양한 물자를 생산합니다. 중부 지역의 '한강 구역'은 판옵티콘처럼 생긴 거대한 빌딩을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주로 군수 물자가 될 철을 가공합니다. 그리고 북쪽 대륙과 맞붙은 최전방인 '압록강 기지'는 다른 구역에서 지원받은 물자로 군인을 양성하고 영토를 지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다섯 명의 청년입니다. 짐꾼인 유안과 화린, 그리고 군인인 기주, 백건, 태하. 이들은 모두 동갑내기로, 각자의 위치에서 경계를 넘나들며 살아갑니다. 유안과 화린은 개 썰매를 타고 꼬박 한 달간 남해안과 압록강 사이의 설원을 종단하며 물자를 운반합니다. 이들은 맨몸으로 눈보라, 폭설, 화이트아웃, 크레바스 등 자연재해를 버텨 내야 합니다.

 

한 달 만에 온실 마을로 돌아온 유안은 이른 아침 동물의 울음소리를 듣습니다. 온실 안에는 소, 돼지, 양, 닭, 염소 등 유안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동물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젖과 달걀, 고기로만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동물들입니다. 유안은 죽은 친구에게서 받은 '생명도감'을 들여다보곤 합니다. 이 책은 700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으로 약 140종의 동식물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록의 기준은 멸종의 시점입니다. 곧 멸종할 것이 틀림없는 생명체를 그림과 글로나마 남겨 둔 것입니다.

 

한편 화린은 한강 구역과 압록강 기지를 오가며 물자를 나릅니다. 한반도의 강은 대부분 얼어붙었으나 사람들은 여전히 강으로써 각 구역을 명명합니다. 한강은 한강이고, 압록강은 압록강입니다. 어느 날 화린은 한강 구역에서 조그만 아이를 만납니다.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을 거는 아이는 이상하게도 이방인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아이는 충격적인 부탁을 합니다. "내 시신을 찾아 줄래?"

압록강 기지의 군인 기주는 종종 초소에 올라 망원경으로 북쪽 대륙을 응시합니다. 숨을 참아야 합니다. 호흡할 때마다 짙은 입김이 번져 망원경 렌즈를 탁하게 물들이기 때문입니다. 압록강에서 바라보는 북쪽 대륙은 한반도와 다름없는 광활한 설원일 뿐입니다. 대륙군의 중앙 기지는 이곳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 그들의 동태를 살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대륙군이 점점 더 강력해지는 것에 비해 반도군은 점점 더 무질서하고 나약해지고 있습니다.

 

대륙군의 특수대원인 백건은 빙하 위에서 훈련받았습니다. "미끄러지지 않기.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교관들의 가르침대로 백건은 빙하 위에서 많은 친구를 죽였습니다. 친구가 아닌 동료도, 동료가 아닌 경쟁자도 죽였습니다. 어차피 곧 빙하 위에서 맞붙게 될 사이인 것을 깨달은 이후로 백건은 친구라는 말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세 구역의 균형을 깨뜨리는 전쟁이 발발합니다. 각 구역을 떠받치던 규칙과 질서가 모조리 사라지고, 냉혹한 설원 위에 각자도생의 레이스가 시작됩니다. 각자가 속한 사회가 무너지고 생존에 대한 가능성이 가장 희박해진 순간, 다섯 청년은 종말의 예감만큼이나 오랫동안 품고 있던 마음속 희망을 꺼내 봅니다.

 

유안은 생명도감에서 복숭아라는 식물을 발견합니다. 익숙한 형태의 씨앗이 그려진 삽화를 보며, 유안은 한동안 외투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조그만 견과류, 아니 씨앗을 되새깁니다. 비록 맛을 보지는 못했지만 손에 쥐었을 때의 부피감과 감촉을 기억합니다. 그렇게 잠시 상상하는 것만으로 복숭아는 여타 낯선 생명체와는 달리 유안이 아는 것이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실체 있는 생명체가 된 것입니다.

 

화린은 설원 한가운데서 낯선 짐승의 하울링을 듣습니다. 멀리서, 아주 멀리서 낯선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립니다. 울림통이 크고, 위협적으로 들리기도 혹은 애달프게 들리기도 하는, 실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하울링입니다. 화린은 메아리치며 울려오는 하울링을 좇아 차근차근 나아가기 시작합니다. 편안히 누워 잠들고만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계속 걸어갑니다.

 

그 마음이 이끄는 대로, 다섯 청년은 경계를 넘어 버려진 땅 한가운데로 뛰어듭니다. 그들이 품은 희망의 근원에는 원초적 '생명력'에 대한 믿음이 있습니다. 인간의 질서 너머, 죽음 앞에 평등한 하나의 생명이라는 자연의 질서를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3. 장점

새로운 한반도 상상력: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한반도를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본다는 것입니다. 정치적, 역사적 갈등에 갇혀 있던 현재의 관점에서 벗어나, 오직 미래의 시선으로 한반도를 재해석합니다. 국가와 민족이라는 경계가 흐려진 세계에서, 한반도는 이쪽과 저쪽을 가르는 고정된 국경이 아니라 우리의 발끝을 따라 살아 움직이는 땅이 됩니다.

탄탄한 세계관 구축: 172쪽이라는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매우 탄탄하고 설득력 있는 세계관을 구축했습니다. 세 개의 구역이 각각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협력하며, 어떤 방식으로 생존하는지가 구체적으로 그려집니다. 개 썰매로 물자를 나르고, 온실에서 식량을 재배하고, 빙하 위에서 훈련하는 모습들이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입체적인 인물 형상화: 다섯 명의 청년은 각각 개성이 뚜렷하고 생명력이 넘칩니다. 생명도감을 들여다보며 희망을 찾는 유안, 유령 아이와 낯선 하울링을 따라가는 화린, 북쪽 대륙을 응시하는 기주, 빙하 위에서 살아남은 백건, 그리고 국경을 넘는 태하.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종말에 대응하며, 저마다의 희망을 품고 나아갑니다.

장르적 완성도: 디스토피아, 판타지,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능숙하게 활용하면서도, 결코 산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각 장르의 장점을 취하여 현실감 있고 입체적인 세계를 만들어 냅니다. 눈보라와 크레바스를 헤쳐 나가는 모험, 유령 아이와의 만남, 전쟁의 긴장감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흡인력 있는 문장력: 윤강은 작가의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강렬합니다. "한강은 한강이다. 압록강은 압록강이다."와 같은 반복적인 문장은 리듬감을 만들어 내고, "미끄러지지 않기.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와 같은 짧은 문장은 긴장감을 높입니다. 독자를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습니다.

생명과 연대에 대한 깊은 성찰: 이 소설은 단순히 종말 이후의 생존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생명도감을 통해 멸종된 동식물을 기억하고, 씨앗의 가능성을 믿으며, 낯선 짐승의 하울링을 따라가는 인물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생명의 의미와 비인간과의 연대 가능성을 묻습니다.

4. 감상평

종말 속에서 발견하는 희망: 이 소설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인물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죽음이 코앞에 다가온 순간에도, 유안은 생명도감을 펼쳐 보고, 화린은 낯선 하울링을 따라갑니다. 이것은 단순한 낙관주의가 아니라, 생명에 대한 근원적인 믿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한반도에 대한 새로운 시각: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많지만, 이처럼 참신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작품은 드뭅니다. 분단과 갈등이라는 현실적 무게에서 벗어나, 종말 이후의 한반도를 상상하는 것은 오히려 우리에게 현재를 돌아볼 기회를 줍니다. 국가와 민족이라는 경계가 과연 무엇인지, 진정한 연대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비인간과의 연대 가능성: 생명도감에 기록된 멸종된 동식물, 온실에서 만나는 낯선 동물들, 설원 한가운데서 들려오는 짐승의 하울링. 이 소설은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서 비인간 생명체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탐구합니다. 이는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짧지만 강렬한 서사: 172쪽이라는 짧은 분량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오히려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을 담아내어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한 번 책을 펼치면 단숨에 읽게 되는 흡입력이 있으며, 읽고 난 후에도 오래 여운이 남습니다.

현실에 대한 은유: 이 소설은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결국 현재를 이야기합니다. 기후 위기, 전쟁, 정치적 갈등, 자원 고갈 등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이 소설 속에 녹아 있습니다. 종말의 풍경은 먼 미래가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5. 추천독자

디스토피아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1984』, 『멋진 신세계』, 『헝거게임』 등 디스토피아 장르를 즐기는 독자라면 이 소설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한국적 배경과 독특한 세계관이 신선한 읽기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한국 문학의 새로운 흐름에 관심 있는 독자: 전통적인 한국 문학의 틀을 벗어나 장르적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세대의 작가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윤강은 작가는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작가입니다.

기후 위기와 생태 문제에 관심 있는 독자: 이 소설은 기후 위기 이후의 세계를 그리며, 생명과 멸종,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짧고 강렬한 이야기를 찾는 독자: 긴 소설을 읽을 시간이 없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를 원한다면 이 책이 제격입니다. 172쪽이라는 짧은 분량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청년 세대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독자: 동갑내기 다섯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현 세대가 느끼는 불안과 희망, 우정과 연대의 의미를 엿볼 수 있습니다. 젊은 세대의 감수성이 궁금하다면 추천합니다.

6. 작가 정보

윤강은 작가는 『저편에서 이리가』로 제48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습니다. 오늘의 작가상이 10년 만에 공모제로 돌아온 첫 해, 330여 편의 작품 중 단연 눈에 띄는 작품으로 선정된 것입니다. 심사위원들은 흡인력 있는 문장과 탄탄한 전개,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생명력 넘치는 인물들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특히 디스토피아, 판타지,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능숙하게 활용하면서도 현실감 있고 입체적인 세계로 그려 낸 한반도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문학평론가 이소는 "이 소설은 생존주의 시대의 사랑을 재발명한다"고 평했으며, 소설가 정용준은 "세계는 참혹한데 전선을 오가는 마음은 따뜻하다"고 말했습니다.

윤강은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기억의 힘을 믿으며" 이 소설을 썼다고 밝혔습니다. 지금의 미래를 짐작하고 필사적으로 남겨 둔 기록처럼, 이 소설 역시 우리 시대의 불안과 희망을 기록한 것입니다. 앞으로 윤강은 작가가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됩니다.

7. 목차

  • 저편에서 이리가
  • 작가의 말
  • 발문_이소(문학평론가): 인류세의 주체가 상상한 새로운 연대
  • 심사평

>>> 출처 교보문고


결론

지금, 우리가 읽어야 할 이유

『저편에서 이리가』는 종말을 그리지만 결코 절망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종말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경계를 넘어 새로운 연대를 상상합니다. 국가와 민족이라는 전통적인 경계를 넘어, 인간과 비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세계를 꿈꿉니다.

기후 위기, 전쟁, 정치적 갈등 등 전 세계적으로 위기감이 팽배한 지금, 이 소설은 우리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희망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선 이 자리에 있다는 것. 생명의 원초적인 힘을 믿는다면, 어떤 종말도 끝이 아닐 수 있다는 것.

윤강은 작가의 데뷔작 『저편에서 이리가』는 한국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장르적 상상력과 문학적 깊이를 동시에 갖춘 이 소설은, 앞으로 한국 문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합니다. 종말 이후의 한반도를 상상하는 것은 결국 지금의 한반도를, 지금의 우리를 돌아보는 일입니다.

저편에서 들려오는 낯선 짐승의 하울링. 그 소리를 따라 걸어가는 청년들의 발걸음. 그 발걸음이 만들어 낼 새로운 세계. 『저편에서 이리가』는 우리에게 그 여정에 함께하자고 손을 내밉니다. 이 겨울,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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