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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시 에세이

정추위 ㅣ 아주 느린 작별 ㅣ 에세이 ㅣ 다산책방 ㅣ 250825

by 경제 도아 2025.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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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정추위 ㅣ 아주 느린 작별 ㅣ 에세이 ㅣ 다산책방 ㅣ 250825

당신이 온 세상을 잊어도, 나는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40년을 함께한 부부가 있습니다.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저녁이면 한데 모여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던 평범하지만 행복한 일상.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그 일상에 균열이 생깁니다. 바로 치매라는 이름의 잔인한 질병이 찾아온 것입니다.

『아주 느린 작별』은 대만의 세계적인 언어학자 정추위가 치매로 말을 잃어가는 남편 푸보와 함께한 시간을 기록한 에세이입니다. 언어를 연구하던 학자가 사랑하는 배우자의 언어가, 기억이, 그리고 사랑까지 사라지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던 이야기. 이 책은 우리 모두에게 필연적으로 찾아올 이별과 상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출간 즉시 대만 전역을 눈물과 감동으로 물들인 이 책은 단순한 투병기를 넘어, 생의 의지와 사랑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지금부터 이 아름답고도 슬픈 기록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정추위 ㅣ 아주 느린 작별 ㅣ 에세이 ㅣ 다산책방 ㅣ 250825


본론

1. 책 소개

제목: 아주 느린 작별 - 말을 잃어가는 배우자와 침묵을 껴안은 언어학자의 이야기

저자: 정추위(번역: 오하나)

출판사: 다산책방

출간일: 2025년 08월 25일

장르: 에세이, 기타국가에세이

페이지수: 260쪽

 

 


2. 줄거리

대만의 저명한 언어학자 정추위와 수학 교수 푸보는 가난한 미국 유학 시절부터 40년 넘게 함께한 부부입니다. 이들에게는 수십 년간 지켜온 소중한 일상이 있었습니다. 매일 아침 푸보가 내려준 커피를 마시며 대화로 하루를 시작하고, 퇴근 후에는 가족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 평범하지만 행복한 이 루틴은 이들 부부의 삶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푸보에게 이상한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말이 짧아지고 침묵에 빠지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예전처럼 열렬히 아내를 반겨주던 눈빛이 사라지고, 대화에 응하지 않는 날들이 많아졌습니다. 외출 후 집에 돌아와도 소파에 앉아 있을 뿐, 아내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논리적이고 지성으로 빛나던 수학 교수 푸보에게 치매가 찾아온 것입니다.

 

증상은 급격히 악화됩니다. 푸보는 좋아하던 커피를 수십 잔 내려 집 안 곳곳에 두기 시작했고, 하루에도 수없이 전화를 걸어댔습니다. "여보세요? 왜 전화했어?"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 채 전화를 끊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방향감각을 잃어 집을 찾지 못하는 날도 많아졌습니다. 주방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혼란이 벌어졌고, 화장실에서는 대참사가 일어났습니다. 불면의 밤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68세의 정추위는 서둘러 은퇴를 결심하고 24시간 대기조, 전천후 보호자가 됩니다. 그러나 푸보의 기억은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무너질 일만 남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그의 마음속에는 이제 무엇이 남아 있을까? 그의 인생 마지막까지 이 잔인한 병 앞에 함께 서 있는 것 외에, 내가 그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간병의 나날은 지난했습니다. 집에는 저자만의 공간이나 사생활 따위는 조금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화장실 문을 닫고 있어도 푸보는 계속해서 문을 두드렸고, 밤낮없이 아내를 찾아 헤맸습니다. "심호흡하자, 심호흡. 절대로 흥분하면 안 돼. 그이는 환자잖아."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도 의지와 무관하게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이 있었습니다. 하의를 가위로 자르고 용변을 처리하는 일이 반복되던 어느 날, 딸 란란이 아무 망설임 없이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아버지의 배설물을 받아냈습니다. 그 순간 저자는 울음을 터뜨립니다. 눈물이 앞을 가리는 와중에도 아빠를 향한 딸의 사랑이 보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저자가 가장 두려워하던 순간이 찾아옵니다. 푸보가 요양기관에 입소하게 된 것입니다. 입소 전날 밤, 저자는 복잡한 심경을 안고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요양기관을 방문한 날, 조명 빛을 마주 보고 서 있던 저자는 푸보가 바로 앞까지 온 후에야 그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푸보는 아내를 보고도 그저 예의 바른 미소를 지어 보이며 아주 작은 소리로 인사를 건넸습니다. "안녕, 오랜만이야." 그 순간 저자는 눈치챘습니다. 그는 자신이 누군지 알아보지 못했으며 그저 오랜만에 만난 친구 정도로 알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이제 나를 모른다. 내가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 자신이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자신의 원래 집은 어디였는지도. 그런 그의 마음속에 이제 무엇이 남아 있을까? 우리의 딸은 기억하고 있을까? 아직도 그리워하는 무언가가 있을까?"

 

딸 란란은 슬픔에 잠긴 어머니를 위로합니다. "엄마, 너무 슬퍼 마세요. 아빠 반응을 그렇게 담아두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우리는 지금처럼 계속 아빠를 사랑하고 있으면 돼요. 아빠도 우리가 사랑한다는 걸 알고 계실 거예요. 분명 그래요. 말로 표현하지 못할 뿐. 엄마는 엄마의 삶을 사세요."

 

저자는 깨닫습니다. 치매는 돌이킬 수 없는 병이라는 것을. 이제는 푸보가 잘 먹고 잘 자고 몸 아픈 데 없이 평온하게 살아준다면 더 바랄 게 없다는 것을. 포근한 햇살 아래에서 푸보가 천천히 손을 뻗어 딸의 외투를 잡아당길 때, 누구도 애써 의미를 부여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치매 아빠가 딸을 알아봤다고 호들갑 떨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며 저자는 자신의 삶도 돌아봅니다. 남편을 돌보기 전은 물론 돌보는 과정에서조차 '남편은 있으나 동반자가 없는' 자신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조금도 해두지 않았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지인들로 '추위 지원단'을 결성하고, 위급 상황 시 대처할 수 있게 인적 지원망을 마련합니다. 그간 애써 외면해 온 자신의 우울증 치료도 받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어깨에 한가득 짊어지고 있던 책임을 내려놓았다. 다시는 그 누구도 책임질 필요가 없었다. 지금 나는 인생의 황혼기에 서 있다. 나에게 남은 책임은 푸보가 나를 필요로 할 땐 배우자가 되고, 딸이 나를 부를 땐 엄마가 되어주는 것뿐."

 

저자는 마침내 미련 없이 자신으로 돌아가 꾹꾹 눌러 담아도 부족하기만 한 여생을 즐기기로 결심합니다. 사랑하는 이의 세계가 소멸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된다는 것을, 그 삶을 살아낼 힘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3. 장점

진정성 있는 기록: 이 책은 언어학자가 직접 겪은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학문적 지식이나 이론이 아닌, 현실에서 부딪힌 고통과 사랑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습니다. 계약 후 불과 4개월 만에 완성된 원고는 그만큼 절박하고 진솔한 마음이 담긴 결과물입니다.

보편적 공감: 치매 간병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다루지만, 그 안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실과 이별의 감정이 녹아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어가는 슬픔, 무력감,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사랑은 모든 독자의 마음을 울립니다.

노년 간병의 현실: 자녀가 아닌 배우자의 시선에서 쓰인 치매 간병 기록이라는 점이 특별합니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한국 사회에서 같이 나이 들어가는 배우자가 간병의 첫 번째 책임자가 되는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삶의 의지: 단순히 슬픔과 고통만을 토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힘을 보여줍니다. 상실 이후에도 계속되는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아름다운 구성: 국내 유명 사진작가 GABWORKS의 작품이 수록되어 글의 여운을 더합니다. 시각적으로도 상실 속에서 변치 않는 생의 의지를 아름답게 표현했습니다.

전문가의 추천: 내과 전문의 정희원의 추천사가 책의 신뢰도를 높입니다. 의학적 관점에서도 치매와 돌봄의 세계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책임을 증명합니다.


4. 감상평

눈물 없이 읽을 수 없는 책: 이 책을 읽는 내내 눈물을 참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딸 란란이 아버지의 배설물을 받아내는 장면, 푸보가 아내를 알아보지 못하고 "안녕, 오랜만이야"라고 인사하는 장면은 가슴을 저미게 합니다.

사랑의 본질에 대한 질문: 이 책은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상대가 나를 알아보지 못해도, 어떤 보답도 기대할 수 없어도 계속 사랑할 수 있는가? 저자는 그 질문에 "그렇다"고 답합니다. 함께 쌓은 사랑과 기억은 그 자체로 의미 있으며, 어떤 대답도 필요치 않다고 말합니다.

돌봄에 대한 사회적 성찰: 요양기관에 대한 사회적 편견, 가족이 돌봐야 한다는 강박, 돌봄 제공자의 소진 문제 등 돌봄을 둘러싼 여러 사회적 이슈를 생각하게 합니다. "누가 돌보는 게 더 좋은가에 대한 대답은 사실 가족이 결정하거나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는 문장이 오래 남습니다.

노년의 삶 준비: 배우자가 있지만 동반자가 없는 삶, 홀로 살아가야 할 시간을 준비하는 과정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자가 '추위 지원단'을 결성하고 자신의 건강을 돌보기 시작하는 모습에서 노년을 준비하는 지혜를 배웁니다.

희망의 메시지: 이 책은 슬프지만 절망적이지 않습니다. 상실과 고통 속에서도 삶은 계속되고, 우리는 그 삶을 살아낼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합니다. 마지막 문장 "앞으로의 나는 미련 없이 나 자신으로 돌아가 꾹꾹 눌러 담아도 부족하기만 한 여생을 즐길 것이다"는 큰 울림을 줍니다.


5. 추천독자

치매 환자 가족: 현재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거나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있는 분들에게 큰 위로와 공감을 줄 것입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 이 고통을 견뎌낸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됩니다.

중장년층: 배우자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과정, 노년의 삶을 준비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의료 종사자: 환자와 보호자의 심리적 고통을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의학적 조언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부분이 무엇인지,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생각하게 됩니다.

상실을 경험한 사람: 사랑하는 이를 잃은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줍니다. 상실 이후에도 삶은 계속되며, 그 삶을 살아낼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인생의 의미를 찾는 독자: 삶과 죽음, 사랑의 본질,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깊이 사유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6. 작가정보

정추위

(鄭秋豫)

대만의 세계적인 언어학자. 1950년 타이베이시에서 태어났다. 국립 타이완 사범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브라운 대학에서 언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유학 후 바로 대만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립연구소인 중앙연구원에 들어가 평생 언어 연구에 종사했다. 특히 음성운율(Speech Prosody) 연구 방면에서 독창적인 연구 방법으로 풍부한 성과를 내어 타이완 언어학 학회 평생 공로상, 유럽 언어자원협회(ELRA)의 안토니오 잠폴리상(Antonio Zampolli Prize)을 수상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기술 리더십을 인정받아야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국제음성통신학회(ISCA) 회원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어느덧 68세의 노학자가 되어 정년을 2년 앞두었을 때 가난한 유학 생활, 연구, 딸아이 육아까지 함께 헤쳐오며 40여 년간 동고동락한 남편이 치매 진단을 받는다.

 

번역 오하나

중국 전매대학 방송연출과 졸업 후 한국에 돌아와 드라마 제작사에서 글을 썼다. 현재 바른번역 소속 중국어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 『나는 대충 살고 싶지 않다』, 『나는 장례식장 직원입니다』, 『세계 최초의 나무 의사, 존 데이비』 등이 있다.

 

 


7. 목차

1장 우리의 긴 작별이 시작되었다

  • 그리고 아무 말도 없었다
  • 여보세요? 왜 전화했어?
  • 커피
  • 우리, 목욕할까요?
  • 주방 함락
  • 화장실 대참사
  • 불면의 밤

2장 하루를 버티는 법

  • 여행
  • 하루를 버티는 방법
  • 그냥, 산책
  • 절대 잃어버리지 않는다
  • 약 먹이기 작전
  • 병원 가는 날
  • 요양기관 입소 전야

3장 안녕, 오랜만이야

  • 노래를 들으며
  • 입원
  • 나의 우울증 극복기
  • 지원단 결성
  • 서명할 사람이 없다
  • 돌봄의 주체
  • 부담 주고 싶지 않아
  • 나 자신으로 돌아가는 길

추신

추천의 말

 

>>> 출처 교보문고


결론

생은 계속되니까, 우리는 살아낼 것입니다

『아주 느린 작별』은 단순한 투병기나 간병 일지가 아닙니다. 이 책은 사랑하는 이를 서서히 잃어가는 과정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한 인간의 존엄과 의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언어학자인 저자가 배우자의 언어와 기억이 사라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깨달은 것은, 진정한 사랑은 상대의 반응이나 보답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을 경험하게 됩니다. 질병이든 죽음이든, 그 형태가 무엇이든 상실은 필연적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상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귀중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그동안 어깨에 한가득 짊어지고 있던 책임을 내려놓았다"고. 그리고 "앞으로의 나는 미련 없이 나 자신으로 돌아가 여생을 즐길 것"이라고.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깨닫습니다. 치매라는 병이 한 사람의 기억과 언어를 앗아갈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을 향한 사랑까지 앗아갈 수는 없다는 것을. 함께 쌓아온 시간과 추억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으며, 그 의미는 영원히 남는다는 것을. 그리고 상실 이후에도 삶은 계속되며, 우리는 그 삶을 살아낼 힘이 있다는 것을.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지금, 이 책은 우리 모두가 준비해야 할 미래를 보여줍니다. 배우자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과정, 돌봄의 문제, 노년의 삶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이 책은 진솔하게 들려줍니다.

260쪽의 이 작은 책 안에는 한 부부의 40년 세월과 사랑, 그리고 이별이 담겨 있습니다. 눈물 없이 읽기 어려운 책이지만, 동시에 삶을 계속 살아갈 용기를 주는 책입니다.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 상실의 고통 속에 있는 모든 분들, 그리고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당신이 온 세상을 잊어도, 나는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계속 살아갈 것입니다. 이것이 『아주 느린 작별』이 전하는 가장 큰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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